영국 다기관 연구, 1년간 추적 분석 통해 치료 효과·비용효과 모두 퀘티아핀 우세 확인
리튬 부작용 우려 속 퀘티아핀, 1차 증강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 제시
이번에 발표된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장기 임상시험은 이러한 의료 현장의 오랜 고민에 실마리를 제시해줍니다. 특히 이 연구는 대표적 증강 치료제인 리튬과 퀘티아핀을 직접 비교한 첫 장기 연구라는 점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치료 선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결과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난치성 우울증과 증강 치료제의 역할
우울증 환자의 약 1/3은 기존 항우울제만으로는 충분한 증상 개선을 보이지 않으며, 이를 '난치성 우울증(TRD)'으로 분류합니다. 이들은 일상 기능 저하, 자살 위험 증가, 치료 비용 증가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이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증강 치료'입니다. 기존 항우울제에 다른 약물을 추가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며,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 ‘리튬’과 ‘퀘티아핀’입니다. 리튬은 기분 안정제로 널리 쓰여왔지만, 혈중 농도 모니터링과 신장 기능 검사 등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반면 퀘티아핀은 항정신병제로 개발되었으나 항우울 효과도 입증되면서 대안으로 부상했습니다.
임상시험 개요 및 연구 설계
이번 임상은 영국 전역의 다기관에서 시행된 무작위 대조 시험으로, 치료 현실을 반영한 개방형(Open-label) 설계로 진행됐습니다. 연구 대상은 DSM-5 기준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성인 중, 두 종류 이상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 212명이었고, 이들을 퀘티아핀 투여군과 리튬 투여군으로 나누어 12개월간 추적 관찰했습니다.리튬 투여군은 복용 전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고, 이후 일정한 혈중 농도를 유지하며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퀘티아핀은 임상 현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으로 처방되었습니다. 이러한 설계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약물 사용 행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큰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요 결과: 증상 완화 효과
연구의 중심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우울 증상을 완화했는가’에 있었습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QIDS(Quick Inventory of Depressive Symptomatology) 점수를 1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분석 결과, 퀘티아핀 투여군의 증상 완화 수준이 리튬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우수했습니다.특히, 전체 12개월 동안의 증상 변화 곡선을 면적으로 환산한 지표에서 두 군 간 차이는 -68.36으로, 퀘티아핀이 우울 증상 부담을 보다 효과적으로 줄였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단기 치료 효과를 넘어, 장기 관리에서도 퀘티아핀이 임상적으로 우수한 선택지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결과입니다.
치료 지속성과 부작용 비교
두 약물 모두 증상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치료 지속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리튬과 퀘티아핀 모두에서 치료 중단까지의 평균 기간은 통계적으로 유사했습니다.부작용 측면에서도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총 212명 중 18명에게서 32건의 심각한 이상반응이 보고됐고, 이 중 약물 관련성이 확인된 사례는 단 1건(리튬군 여성)에 불과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약물 과다복용이었으며, 양 군 모두에서 유사한 비율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성 평가: 비용 대비 효과 분석
경제성 평가는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사회적 비용 모두를 반영해 분석되었습니다. 그 결과, 퀘티아핀이 리튬보다 전반적인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결론이 도출됐습니다.리튬은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신장 모니터링이 필요해 의료 자원이 더 소모되며, 부작용으로 인한 병원 방문 가능성도 큽니다. 반면 퀘티아핀은 복약 관리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임상 현장에서의 적응력이 뛰어나 의료진의 선호도도 높은 편입니다.
연구의 의의와 향후 치료 지침 변화 가능성
이 연구는 기존 증강 치료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리튬 중심의 오랜 치료 관행에서 벗어나 퀘티아핀을 1차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향후 임상지침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영국에서 진행된 이번 대규모 장기 임상시험은 난치성 우울증 치료에 있어 퀘티아핀의 임상적 효과와 경제적 타당성을 동시에 입증한 첫 사례입니다. 이는 환자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적 차원의 의료 자원 효율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결정적 데이터로 평가됩니다.리튬의 부작용과 관리 부담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는 퀘티아핀이 더 현실적인 1차 증강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난치성 우울증 치료의 방향성이 변화하는 지금,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계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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