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 비율 높은 췌장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췌장 혹사시키는 ‘최악의 식사 습관’, 이젠 바꿔야 할 때
췌장암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음주와 흡연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 환자 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 습관, 특히 식습관의 악화가 이 같은 흐름의 배경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새롭게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총 978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남성은 5085명, 여성은 4695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담배와 술’은 대표적인 췌장암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지만, 흡연과 음주율이 낮은 여성에게도 췌장암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생활습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현실에서, 췌장을 혹사시키는 식사 방식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췌장을 위협하는 대표적 식습관들
췌장암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흡연,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음주뿐 아니라, 지속적인 과식, 야식, 고지방식과 같은 식습관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야식은 췌장에 치명적이다. 잠들기 직전에 기름지고 소화가 어려운 음식을 섭취하면 췌장은 ‘야근’을 해야 한다. 낮 동안 활동한 몸은 쉬고 있지만,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은 쉴 수가 없다. 그 결과 췌장 기능은 점점 떨어지고, 만성 염증과 세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야간 근무자라도 식사는 낮에 하고 밤에는 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인간의 생체리듬이 낮에 먹고 밤에 쉬는 방식으로 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야간 근무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밤늦은 시간 식사는 췌장뿐 아니라 심혈관계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췌장이 손상되면 생기는 문제들
췌장은 우리 몸에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다. 전체 췌장 세포의 95%는 췌액, 즉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나머지 5%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처럼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 효율이 떨어져 음식물 속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결국 체중이 줄고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의 식습관과 건강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췌장암과 당뇨의 밀접한 관계
췌장암과 당뇨병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 유병률은 약 30%로 일반인(7~9%)의 세 배를 웃돈다. 당뇨병이 췌장암의 전조 증상일 수 있고, 반대로 췌장암으로 인해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져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50세 이후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았다면 췌장암 검진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은 사람은 췌장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 과식과 야식을 즐기고 운동을 소홀히 하면 체중 증가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췌장에 부담이 누적되어 결국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 증상 없는 췌장암, 예방이 최선
췌장암은 다른 암보다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부 통증, 체중 감소, 소화 불량, 황달, 당뇨병 등이 있지만, 증상만으로는 초기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일상 속 식습관과 혈당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조기 발견의 열쇠다.
혈당이 불안정하거나 소화기계 증상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야식을 피하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병행하는 생활습관 개선이 췌장암 예방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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