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라돈, 석면, 미세먼지…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는 진짜 이유
여성 폐암 환자 증가세…‘흡연’ 아닌 ‘환경’이 불러온 조용한 위협
기존에 폐암은 ‘흡연자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흡연은 폐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 연구와 통계는 폐암의 양상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이나 고령층에서 비흡연자 폐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지속적이고 복합적인 환경 요인’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실내외 환경에서 수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간접흡연, 라돈, 석면, 중금속,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요소들이지만, 이들이 폐암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대부분의 유해물질은 무색무취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천천히 몸속을 잠식한다.
이 글에서는 비흡연자 폐암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을 중심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짚어볼 것이다. 또한, 폐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과 생활 습관까지 함께 살펴봄으로써,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흡연을 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필요한 건, 환경을 점검하고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적극적인 예방’이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 ①: 간접흡연의 그림자
간접흡연은 단순히 주변에서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행위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흡연자가 흡입한 후 내뿜는 연기보다 훨씬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담배에서 직접 나오는 연기는 필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독성 물질의 농도가 훨씬 높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폐암 발병 위험이 약 20~3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오랜 기간 실내에서 흡연자와 함께 생활한 경우 그 위험도는 더욱 커진다.
국내 여성 폐암 환자 중 70대가 33.7%, 60대가 30.4%, 80대 이상이 20.9%를 차지한다. 이들 세대는 흡연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던 시기를 겪었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장기간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간접흡연은 단순히 불쾌한 냄새나 매캐한 공기 정도로 여길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에 축적된 유해 물질은 결국 세포를 변형시키고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 ②: 방사성 가스 라돈
라돈(Radon)은 자연 방사성 물질로, 실내 공기 중으로 유입되어 폐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이다. 특히 지하층이나 통풍이 되지 않는 건물에서는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주택의 약 20~30%에서 WHO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라돈 농도가 측정되었다. 특히 단독주택, 오래된 아파트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라돈은 흡연과 함께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흡연자든 아니든 간에 철저한 실내 공기 점검이 필요하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 ③: 석면과 산업 유해물질
석면은 과거 건축 자재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미세한 섬유가 폐 속으로 들어가 중피종 및 폐암을 유발한다. 노출 후 10~4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2009년 이후 석면 사용은 금지되었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여전히 석면이 존재할 수 있다. 철거 과정에서 노출되는 위험도 커지고 있다.
또한 비소, 카드뮴, 니켈, 6가 크롬 등 산업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도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 ④: 미세먼지·대기오염
도심의 차량 배출가스, 산업단지 주변의 대기오염은 비흡연자의 폐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 폐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암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 자제, KF80 이상 마스크 착용, 실내 공기 청정 관리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 ⑤: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
비흡연자 폐암 환자 중 상당수가 가족력 또는 유전적 요인과 연관되어 있다. 특히 EGFR 유전자 변이는 동아시아 여성 비흡연자에서 자주 발견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발암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므로, 동일한 환경에서도 더 쉽게 폐암이 유발될 수 있다.
유전자 검사, 정기적 CT 스캔 등 조기 진단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폐암 예방 및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다.
폐기능 개선과 항암 효과가 있는 식품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당근, 고구마, 단호박, 시금치 등)와 과일류(감귤, 망고, 살구 등)는 폐점막을 보호하고 폐세포의 손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등 십자화과 채소는 설포라판 성분으로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면역력 강화에도 탁월하다.
단, 흡연자는 고용량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피해야 하며, 자연 식품 섭취 중심의 균형 잡힌 식단이 권장된다.
결론
비흡연자라 해도 폐암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간접흡연, 라돈, 석면,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폐암의 씨앗을 심고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 유해 환경 차단,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은 폐암 예방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공기, 머무는 공간이 안전한지 다시 점검해보자. 조용한 암, 폐암은 준비된 자에게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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