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혈당 조절의 핵심 기관…당뇨병과 췌장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쁜 식습관과 생활 습관, 췌장을 병들게 하는 일상 속 위험 요인
1. 췌장의 기능과 당뇨병의 관계
췌장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에너지로 바뀌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바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 덕분이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면 체내에서 포도당(혈당)으로 전환되며, 이때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해줘야 포도당이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러나 췌장이 손상되거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되면, 혈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그대로 혈액 속에 쌓이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혈당 불균형이 반복되면 췌장의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췌장이 인슐린을 만들기 위해 과도하게 작동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세포 손상,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 결국 췌장 기능 저하가 당뇨병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만성염증이나 세포 변형이 유도되어 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혈당 수치를 정상으로 맞추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췌장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병행되어야 한다.
2. 췌장암과 당뇨병의 연결 고리
당뇨병과 췌장암은 상호작용을 하는 질환이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췌장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암이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췌장암이 발생하면서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돼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특히 유전적 요인이 없고 평소 체중 관리도 잘해온 사람이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는 경우, 단순한 당뇨병이 아니라 췌장암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의 약 30%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5년 이상 당뇨를 앓은 사람일수록 췌장암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췌장암 진단 2년 전쯤 당뇨병이 발병하는 사례가 많았고, 암을 수술로 제거한 후에는 3개월 이내에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이는 당뇨병이 단순한 혈당 질환이 아닌, 암 발생의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잘못된 식습관이 불러오는 췌장 질환
현대 사회에서는 지나치게 열량이 높고 기름진 식단, 잦은 외식과 간식, 만성적인 운동 부족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 같은 습관은 단순히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고, 췌장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게 된다. 고지방·고탄수화물 식사는 인슐린 분비를 더욱 자극하고, 이는 곧 췌장 기능의 과부하로 이어진다.
특히 흡연과 음주는 췌장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 흡연 시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해 췌장 세포의 변이를 유도하고, 음주는 만성 췌장염을 유발해 췌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췌장암 발생 건수는 9,780건에 달했고, 남성(5,085명)과 여성(4,695명)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도 식습관과 환경 요인에 의해 췌장암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4. 췌장암 초기 증상과 주의해야 할 신호
췌장암의 가장 큰 문제는 조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나타나는 증상도 일반적인 소화불량이나 복부 불편감과 비슷해 병원을 찾을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부 중앙의 묵직한 통증, 얼굴과 눈의 황달 증상,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소화 장애, 당뇨 악화 등이 있다.
특히 혈당 조절이 갑자기 되지 않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졌을 경우에는 단순한 당뇨의 진행이 아닌, 췌장암의 전조일 수 있다. 일반적인 당뇨와 달리, 갑자기 혈당 수치가 급변하거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췌장암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혈액검사나 내시경으로는 췌장암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복부 초음파, CT, MRI 등 정밀검진이 필요하다.
5. 췌장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과 생활 관리법
췌장암 예방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식생활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도 발병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특히 고지방, 고탄수화물 중심의 식단보다는 채소, 통곡물, 저지방 단백질 중심의 식단이 췌장 부담을 줄여준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체지방을 줄이며,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금연은 췌장암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담배의 발암물질은 췌장 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며, 간접흡연 역시 유사한 위험을 지닌다. 일상에서 당류 섭취를 줄이고, 가공식품보다 자연식품을 우선하는 식습관을 들이면, 췌장 건강과 혈당 조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결론
당뇨병과 췌장암은 분리된 질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혈당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췌장은 말이 없지만,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혈당이 흔들리는 시점부터 췌장에 주목하고, 보다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검진을 병행해야 한다. 지금 나의 한 끼 식사와 운동이 10년 후 나의 건강을 지키는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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